지루피부염 발생 후 완치되었다는 글은 거의 다 보고 시도했던 것을 다 따라서 해봤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인내심이 부족해서 단기간에 무리해서 이것저것 해본 것이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 방법 저 방법 가리지 않고 시도해봤기에 완화되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루피부염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을 내적요인과 외적 요인으로 나누어 본다면:
1) 내적요인
면역력 저하, 장기기능 저하로 의심해볼 수 있는 장누수 증후군이나 스트레스, 식습관
저의 지루피부염은 내적 요인으로 발병한 케이스는 아닌 것 같습니다. 식습관은 지금도 별로 좋지 않고, 단 음식, 밀가루 가리지 않고 먹습니다. 영양제 요법(?)으로 유산균+오메가+프로폴리스를 고용량으로 6개월간 먹었는데도 차도가 없었던 걸 보면 정말 내적 요인은 아니지 싶습니다.
2) 외적 요인
피부 장벽 손상, 피부온도조절 기능 저하 등
저는 지루피부염이 발병하기 2~3개월 전부터 코코넛 오일을 듬뿍 발라 마사지를 했었습니다. 코코넛 오일의 부작용인 명현현상 중에 각질, 피부발진 등이 있는데 저는 복용한 것은 아니고 바르는 것으로 발병했으니 외적 요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중 신빙성 있어 보였던 이야기는
코코넛 오일이 땀구멍을 막아 땀 배출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하여 피부의 온도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피부염이 생긴 것이다.
이런 글을 보고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운동을 하고 나면 인중 등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잘 났던 것 같은데 피부염 이후로는 얼굴에 땀이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운동을 심하게 해도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빨개질 뿐 땀은 나지 않았습니다.
주로 증상이 심할 때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요새는 휴대폰 자체에 보정 기능이 있어서 찍으면 홍조나 상태가 좀 덜 보이는데도 저 정도면 매우 심각한 상태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계속 이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저에게 피부과는 점 뺄 때만 한 번 가본 병원이었습니다. 하루아침에 피부가 뒤집어지고 얼굴이 타는 열감이 느껴졌습니다. 며칠, 몇 주를 기다려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서 처음으로 피부과에 치료를 받으러 갔었습니다.
발병 당시에는 각질이 심하게 올라오길래 아무것도 모르고 필링제를 사용하여 각질 제거를 했습니다. 결국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피부과를 갔더니 스테로이드를 처방해주길래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괜찮아지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때 2~3주간 스테로이드를 바르면서 치료를 해보았으면 어땠을까 싶기는 합니다. 별로 효과가 없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지금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스테로이드의 도움은 받았기 때문입니다.
지루피부염의 시작은 각질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지루피부염인지 그냥 각질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하지만 매일매일 각질이 올라온다면 각질 제거는 금물입니다. 저는 이 시기에 매일매일 각질제거를 했고, 피부는 나무껍질처럼 거칠어졌습니다..... ㅠㅠ
지루피부염이 완화된 지금 각질제거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각질이 올라오는 것은 피부가 정상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각질 제거를 하는 것은 피부에 더욱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건조함입니다. 웃을 때마다 얼굴이 찢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겉에는 기름기가 도는 것처럼 반질반질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건조함만 어떻게 해도 좀 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세 번째는 열감과 홍조입니다. 이건 진짜 사람 미치게 합니다.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부끄러운 상황도 아닌데 얼굴은 뜨끈뜨끈하고 새빨개집니다. 계속 얼굴로 열이 올라오니 얼굴에 있는 모든 혈관이 확장되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쓰다 보니 진짜 노답 삼 형제가 따로 없습니다. 지루피부염을 앓는 동안 이 세 가지 증상은 계속됩니다. 다만 각질이 폭발하면 다른 두 가지가 덜한 것 같이 느껴지고, 열감이 있으면 또 건조함과 각질이 덜 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냥 느낌입니다.
심할 때는 수포까지 올라오는데(위에 사진 오른쪽 상태) 이게 다 얼굴에 나타나니 누가 쳐다보는 것이 부담스럽고, 말을 시켜도 눈을 보고 이야기를 못합니다. 말을 시키면 얼굴은 더 빨개지고, 자신감은 없고 총체적 난국입니다.
지루피부염으로 휴학을 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제 피부에 그 정도로 많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뭐라고 하는 사람은 그냥 넌씨눈 취급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관심이 없는 것이 사실이고, 개중에는 걱정되어 한 마디씩 해주는 사람도 많으니 너무 낙담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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